“일 많아서 못하겠어요”…필리핀 이모 100명 중 14명 '脫한국'

광고

지난해 서울시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통해 입국한 필리핀 여성 A 씨는 단체 숙소를 무단이탈해 도망자 신세가 된 끝에 결국 10월 부산에서 강제 출국당했다.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A 씨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집 3곳을 오가다 자정이 돼야 기숙사로 돌아오는 높은 업무 강도에 시달렸다. ‘일이 어려우니 수정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사측과 당국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따라 국내로 들어온 100명의 가사관리사 중 14명이 한국을 빠져나갔다. 이들 모두 필리핀 정부가 인증한 돌봄 자격을 갖춘 가사관리사들이었으나 대부분이 낮은 임금과 인권침해를 호소하며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와중에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고충을 제기할 수 있는 상담소 역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9월부터 올 6월까지 ‘가사서비스종합지원센터’에 접수된 필리핀 가사관리사 관련 상담 내역은 0건이었다. 낯선 나라에 온 이들이 격무에 시달리는 동안 문제를 공식적으로 드러낼 창구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셈이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제도의 좌초는 부실한 정책 설계가 수요자들의 외면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통제 강화라는 엉뚱한 결론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제도는 한국인 부모의 양육 부담을 줄여줄 저출생 문제 해결책으로 제시됐지만 돌봄 노동 시장이 형성되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모호한 업무 범위, 사측과의 소통 부재, 불안정한 체류권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코리안 드림’을 찾아 온 이주노동자들 몫으로 돌아갔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 사업은 지난해 9월 저출생 및 경력단절 문제의 대안으로 도입됐다. 필리핀 정부가 인증한 돌봄 자격을 가진 100명의 여성 가사관리사를 선발해 6개월간 서울시 가정에 파견하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당시 돌봄 공백 해결 시도일 뿐 아니라 불법체류자에 의한 외국인 노동에서 벗어난 제도적 혁신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수요 예측 작업에서부터 어긋났다. 중산층 가정에선 한국어가 서툰 데다 고용에도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필리핀 노동자들의 수요가 높지 않았다. 실제 이번 시범 사업에선 비교적 소득이 높은 강남 3구 가정 의존도가 40%를 넘겼다. 반면 나머지 22개 자치구의 수요는 저조한 수준이었다.

한국에 머무르는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소득을 올리고 싶었던 이주노동자들의 욕구와도 대비됐다. 이들은 대중교통을 통한 서울 내 이동 시간조차 낭비로 여겼을 정도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약 800시간에 이르는 시간을 들여 현지 돌봄 노동 자격증을 갖췄다. 한국 입국을 위해 최대 수백만 원에 이르는 수수료까지 지불했다. 수요 가정들이 돌봄과는 별개인 각종 허드렛일 수행까지 원했다는 점도 공급자인 가사노동자들의 실망만 불렀다. 지난해 한국에 들어와 서울시 가사관리사 사업에 참여한 한 필리핀 여성은 “돌봄 계약에 사인하고도 정작 아이는 만나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오히려 가사 노동을 넘어 반려동물 관리와 고용주의 친척 집 청소에 이르기까지 업무 범위만 날로 늘었다. 낮은 임금에 더해 서울 시내 곳곳을 오가는 비효율적인 동선과 그로 인한 피로라는 현실에 내몰렸다.

소통 부재 속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이탈을 방지하려다 보니 업체들에 의한 기숙사 통금과 ‘쪼개기 계약 연장’이라는 기형적 통제 방식이 생겨났다. 서로 간 교류도 감시 대상이 됐다. 서울시가 지정한 두 곳의 가사관리사 위탁 업체는 이주노동자 관리 경험이 없다시피하다. 업체들 입장에서는 이탈을 막을 근본적 해결책 없이 통제 책임만 떠안은 꼴이다. 이미애 제주대 학술연구교수는 “위탁업체들이 이주 가사노동자 중 일부를 내근직으로 두고 이들을 통해 요구사항을 전달하게 하고 있다”며 “중간 관리자들이 고용주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현장의 의견을 왜곡해 전한다면 대등한 협의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화된 통제 탓에 제도를 둘러싼 불신은 더욱 깊어졌다. 앞서 6월 서울시의회가 연 토론회에서는 필리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벌금 부과와 협박, 성추행 행태가 벌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즉각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이주민 인권단체들은 당초 인터뷰에 참여해 문제를 제기한 노동자들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전한다. 송은정 이주민센터 친구 센터장은 “노동자들은 최소 3년 이상 일할 생각으로 한국에 왔기에 사업이 중단될 정도로 문제가 커지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우려가 크다”면서 “이들 입장에선 실제 피해를 외부에 말하기 더욱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미리 예견하고도 대책에 소홀했던 점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많다. 앞서 정부가 2023년 7월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 시범사업 공청회를 열었을 때 여성·노동계는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착취가 발생하는데도 개인이 거부할 수 없는 구조는 ‘현대판 노예제’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는 취지였다. 인권단체들은 관리 업체를 통해야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외부에 표출될 수 있는 특성상 알려지지 않은 피해 사례가 더욱 많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고용부와 서울시는 당초 본사업에서 1000명 이상으로 규모를 늘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각종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이 계획은 사실상 유보됐다.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 조사 당시 소수 인원을 제출한 부산과 세종 정도를 제외하면 다른 지자체에서의 수요도 거의 없는 상태다. 이미 한국에 들어와 활동중인 가사관리사들의 취업 기간만 최대 36개월로 연장되는 데 그쳤다. 조영관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충분한 정보와 체계적 제도를 제공하지 않는 행위 자체가 인권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엉성한 설계로 이탈 위험만 키운 채 운영을 업체에 떠넘기면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주요 뉴스
유산균·오메가3·비타민C… ‘이 시간’에 먹어야 효과 2배 오른다
#건강

유산균·오메가3·비타민C… ‘이 시간’에 먹어야 효과 2배 오른다

하루에 챙겨 먹는 영양제가 많아질수록 “언제 먹어야 가장 효과적일까?”라는 고민도 깊어진다. 성분마다 흡수되는 방식과 작용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섭취 타이밍만 잘 맞춰도 체감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아래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주요 영양성분별 ‘권장 섭취 시간’ 정리다.유산균: 아침 기상 직후유산균은 공복 상태에서 섭취할 때 살아서 장까지 도달하는 비율이 높아진다. 기상 직후 위산 분비가 적기 때문에 균의 생존률도 더 좋다. 아침 식사 30분~1시간 전에 물과 함께 먹으면 장 균형을 유지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비타민 B·C: 아침 식사 전비타민 B·C는 물에 잘 녹는 수용성 성분으로, 공복에 섭취할 때 흡수 효율이 높다. 특히 비타민 B는 아침에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하는 데 유용해 기상 후 섭취가 적합하다. 다만 위가 예민한 사람은 비타민 C의 산성 특성 때문에 속쓰림이 생길 수 있어 식후 섭취가 낫다. 취침 직전 섭취는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잠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건강
"아픈데 병원선 괜찮다?"⋯집·차 안에서 있는 '이 물건' 당장 치워야
#라이프스타일

"아픈데 병원선 괜찮다?"⋯집·차 안에서 있는 '이 물건' 당장 치워야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환경 독소'가 일상 속에서 누적될 경우 피로와 두통, 피부 트러블, 수면 장애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의 설명이 나왔다.

#라이프스타일
 대전 18세이상 남녀 10명중 9명 “청소년 중독 심각” 인식
#국가

대전 18세이상 남녀 10명중 9명 “청소년 중독 심각” 인식

[아이뉴스24 강일 기자] 대전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10명 중 9명은 청소년의 중독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진도군, '취약계층 지원' 농식품 바우처 신청 접수
#국가

진도군, '취약계층 지원' 농식품 바우처 신청 접수

[아이뉴스24 김상진 기자] 전남 진도군은 취약계층의 식생활 안정을 도모하고 지역 농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2026년 농식품 바우처 사업’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국가
위로보틱스, CES서 웨어러블 로봇·휴머노이드 공개
#기술

위로보틱스, CES서 웨어러블 로봇·휴머노이드 공개

[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웨어러블 로봇전문기업 위로보틱스는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웨어러블 로봇부터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선보였다고 12일 밝혔다.

#기술
LG전자, 디오스 트루스팀 식기세척기 출시 7주년 맞아 '7대 페스티벌' 개최
#뉴스

LG전자, 디오스 트루스팀 식기세척기 출시 7주년 맞아 '7대 페스티벌' 개최

[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LG전자가 디오스 트루스팀 식기세척기 출시 7주년을 맞아 '식기세척기 7대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다음 달 28일까지 공식 온·오프라인몰에서 식기세척기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7가지 혜택을 제공한다고 12일 밝혔다.

#뉴스
유튜브로 돈 버는 법 2026: 한국 크리에이터를 위한 현실 가이드
#커리어

유튜브로 돈 버는 법 2026: 한국 크리에이터를 위한 현실 가이드

유튜브는 이제 단순한 동영상 플랫폼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부업 또는 본업으로 선택하는 수익 창출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크리에이터 열풍이 이어지면서 ‘유튜브로 돈 버는 법’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하고,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실제로 얼마나 벌 수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2026년 기준으로 유튜브 수익화의 모든 핵심 정보를 정리했습니다.

#커리어
삼성전자 3조 쓸어 담은 개미들⋯'빚투' 역대 최대
#금융

삼성전자 3조 쓸어 담은 개미들⋯'빚투' 역대 최대

[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고공행진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쓸어 담고 있다.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도 역대 최대 수준이다.

#금융
서울 시내버스 파업 초읽기…서울시, '비상수송대책' 가동
#뉴스

서울 시내버스 파업 초읽기…서울시, '비상수송대책' 가동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오는 13일 첫차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서울시가 파업에 대비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수송대책 가동에 돌입한다.

#뉴스
“치아 발치 꼭 해야 하나”… 성인 교정, 새로운 선택지 등장
#이

“치아 발치 꼭 해야 하나”… 성인 교정, 새로운 선택지 등장

발치나 수술에 대한 부담이 컸던 성인 교정 분야에서, 선택의 폭을 넓히는 새로운 흐름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이
“최저임금 1만30원으론 부족해요” 직장인 57%가 ‘월 251만원 이상’ 원했다는 이유는?
#커리어

“최저임금 1만30원으론 부족해요” 직장인 57%가 ‘월 251만원 이상’ 원했다는 이유는?

직장인의 절반 이상이 현재 최저임금으로는 ‘사람답게 살기 어렵다’고 느끼고 있으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대폭 인상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대한 설문 결과를 22일 발표했다.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4%가 “올해 법정 최저임금인 시급 1만30원으로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어렵다”고 답했다.특히, 내년도 최저임금의 적정 수준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57.0%가 “월 251만 원 이상, 즉 시급 1만2000원 이상”을 원한다고 응답했다.현재 노동계는 2026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14.7% 오른 시급 1만1500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물가 상승률에 따른 실질임금 보전을 위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직장갑질119의 김기범 변호사는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실질임금이 줄어

#커리어
공정위, 쿠팡 영업정지 검토…"약탈적 사업 행태"
#산업

공정위, 쿠팡 영업정지 검토…"약탈적 사업 행태"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에 대해 "영업정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산업
홈플러스 "RCPS 자본전환·자산재평가, 정당한 회계처리"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홈플러스가 우선주의 자본전환과 토지 자산재평가를 위법하게 시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한 회계처리"라고 해명했다.
홈플러스 "RCPS 자본전환·자산재평가, 정당한 회계처리"
"40대, 이제는 '노화 관리' 필수"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중년 건강 습관
노화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습니다. 매일의 작은 선택이 모여 수십 년 후의 건강 지도를 그립니다. 특히 40대는 신체적 전환기가 시작되는 중요한 시기로, 이때 형성된 습관이 노년의 삶의 질을 좌우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미국 건강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여러 노화 및 노년 건강 전문가들은 30~40대가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바로 '규칙적인 운동'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체중 관리 차원을 넘어, 미래의 독립적이고 활기찬 삶을 위한 가장 현명한 투자입니다.근육은 노년의 '자유'를 담는 통장한 노년 건강 전문가는 "40대에 쌓은 근육은 80대에 의지할 삶의 기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운동을 일종의 장기 건강 보험으로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평생 동안 활동이 부족한 경우, 노년기에 관절 불편함이나 활동력 저하 등의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단순한 여행, 친목 모임, 가족과의 시간조차 체력 부족으로 즐기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킵니다.단
"40대, 이제는 '노화 관리' 필수"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중년 건강 습관
에어로케이항공, 2025년 국제선 수송객 150만 명 기록
[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에어로케이항공이 2025년 한 해 동안 역대 최대 국제선 수송 실적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에어로케이항공, 2025년 국제선 수송객 150만 명 기록
강서구, 시내버스 파업 대비 '무료 셔틀버스' 40대 투입
[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강서구가 오는 13일 예고된 서울 시내버스 파업에 대비해 임시 무료셔틀버스를 투입하는 등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한다고 12일 밝혔다.
강서구, 시내버스 파업 대비 '무료 셔틀버스' 40대 투입
토트넘 떠나는 손흥민⋯"MLS 전체 연봉 '톱3' 제안 받아"
[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와 '작별'을 선언한 손흥민(33)이 미국프로축구(MLS) 로스앤젤레스FC(LAFC)에 입단할 것이며, 리그 '톱3' 수준인 연봉을 약속받을 것이란 외신 보도가 나왔다.
토트넘 떠나는 손흥민⋯"MLS 전체 연봉 '톱3' 제안 받아"